
업계 정상을 다투는 교촌치킨이 치킨 값을 올리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거세다.
교촌치킨의 가격인상이 치킨업계로 이어질 전망이어서 힘든 서민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4월 3일부터 치킨 메뉴 소비자 권장 가격을 3000원씩 올린다고 24일 발표했다. 수년간 지키던 매출 1위 자리를 bhc(5075억원)에게 내준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교촌치킨 가격이 오르는 건 2021년 11월 이후 1년5개월여 만이다.
한 마리 메뉴와 윙·콤보 등 부분육 메뉴가 모두 인상 대상에 포함된다. 블랙시크릿 등 일부 신제품 가격은 동결되지만 사이드메뉴, 소스류도 품목별로 500~2500원 상향 조정된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임차료, 인건비, 각종 수수료 등 운영비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가격을 올리게 됐다"면서 "치킨 조각 하나하나를 일일이 붓칠해 소스를 바르는 등 조리 과정이 까다로워 인건비가 더 든다"고 설명했다.
치킨 가격의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업계 측은 원자재 가격 부담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육박했다고 이유를 들고 있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지난주 기준 생계 1kg당 가격은 3190원(중 사이즈)이다. 생계를 도축한 도계 시세는 1kg당 5408원(9~10호 기준)으로 최근 10년새 최고 수준이다.
도축된 닭은 프랜차이즈 업체에 1000원 정도의 마진이 붙어 납품되고, 프랜차이즈 본사는 여기에 1000원 정도 마진을 더 붙여 가맹점에 공급한다.
여기에 인건비, 상가 임대료까지 포함해 원가를 산출하면 가맹점주들은 최저임금 수준도 못 챙겨가는 신세로 전락했다는 주장이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치킨 값은 한 마리당 3만원에 육박하게 됐다. 이번에 인상된 교촌치킨 메뉴 '허니콤보'의 경우 2만3000원이 된다. 여기에 건당 3000~5000원의 배달료까지 더해지면 체감 가격은 더 높다.
매장 배달료 부담을 치킨 가격이나 사이드 메뉴 판매 등으로 전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앞서 외국계 치킨 브랜드인 KFC는 지난 2월 7일부터 버거와 치킨 가격을 100~200원 올린 바 있다.
KFC는 지난해 1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제품 가격을 인상한 뒤 7개월 만에 또다시 가격을 올려 비판을 받았다.
아직은 다른 경쟁 브랜드들은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선두 업체를 따라 움직이는 가격 결정 특성상 다른 치킨업체도 시차를 두고 따라 올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제너시스BBQ는 "원가 인상 등으로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bhc치킨 측도 "아직 인상과 관련한 논의를 한 바 없다"며 "현재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