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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구속심사 종료…결과 밤늦게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박병대(61·사법연수원 12기) 전 대법관과 고영한(63·11기)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 심사가 모두 종료됐다.

사법부 70년 역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법관이 구속될지 여부는 밤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박 전 대법관은 6일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오후 3시20분께 서울구치소로 이동했다.

그는 '(심사에서) 어떤 점을 소명했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굳게 입을 다문 채 구치소로 향하는 차량에 탑승했다.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은 "사실대로 진술했고, 재판부가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 전 대법관은 박 전 대법관에 앞서 심사를 마쳤다. 그는 이날 명재권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구속심사를 마친 뒤 오후 2시5분께 구치소로 이동했다. 그 역시 '법정에서 어떻게 소명했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대신 고 전 대법관 측 변호인이 입장을 내놨다. 변호인은 취재진에게 "법원은 국민들이 믿고 기대는 최후의 보루이고, 대법관은 그 같은 법원의 상징"이라며 "전직 대법관 구속으로 국민의 믿음과 희망이 꺾이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전 10시30분부터 진행된 두 전직 대법관의 구속심사는 막간의 휴식시간을 포함해서 각각 4시간50분(박병대), 3시간30분(고영한) 동안 진행됐다. 이들은 점심식사도 거르고 구속심사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에서 검찰과 두 전직 대법관 측은 구속의 필요성 여부를 두고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심사에 부부장급 검사 4~5명을 투입, 사안의 중대성을 피력했다. 검찰은 두 전직 대법관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실무진 사이 '연결고리' 역할을 하면서 재판 개입 등 반(反)헌법적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에 구속 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두 전직 대법관 측에서는 구속의 필요성이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검찰 조사 때와 같이 구체적인 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죄가 되지 않는다'는 등의 주장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심사를 맡은 임민성·명재권 부장판사는 양측의 입장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구속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이들이 받고 있는 혐의가 방대한 점 등에 비춰봤을 때 구속 여부는 자정을 넘겨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양 전 대법원장 아래 사법행정을 지휘한 두 전직 대법관은 재판 개입 등 각종 사법농단 의혹에 깊숙이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대법관은 지난 2014년 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장을 지냈고, 그 후임자인 고 전 대법관은 2016년 2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처장직을 수행했다.

이들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통보처분 사건 ▲옛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 확인 행정소송 ▲헌법재판소 내부사건 정보 및 동향 수집 ▲상고법원 등 사법행정 반대 법관 및 변호사단체 부당 사찰 등 전방위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대법관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소송을 고의로 지연시키는 등 각종 재판에 개입한 혐의가 핵심이다. 검찰은 당시 행정처가 일본 전범기업 측 대리인 측과 수시로 비밀리에 접촉하고, 정보를 공유한 사실을 확인했다.

고 전 대법관은 지난 2016년 '부산 스폰서 판사' 비위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사건을 은폐하고 재판에 개입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당시 행정처가 재판 관련 정보를 유출한 판사의 비위를 확인하고도 감사나 징계 없이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지난 3일 두 전직 대법관이 혐의를 극구 부인하는 점 등을 근거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무작위 전산 배당 절차로 심사를 이언학 영장전담 부장판사에게 배당했지만, 이 부장판사가 연고 관계를 이유로 회피 신청을 냈다. 이후 심사는 임민성·명재권 부장판사에게 재배당됐다.

최한규 기자  boss19@newscub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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