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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수정안 거부…광주형 일자리 무산 위기

'광주형 일자리'의 첫 모델인 현대자동차 광주 완성차공장 투자 협상과 관련해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가 최종 합의를 앞두고 제시한 3가지 수정안에 대해 현대차가 거부 의사를 밝혀 협상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당초 6일로 예정됐던 협약 조인식도 기약없이 연기됐고 추가 협상과 최종 타결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현대자동차는 5일 공식 자료를 통해 "광주시가 이날 노사민정협의회 의결을 거쳐 제안한 내용은 투자타당성 측면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안"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가 광주형 일자리 협상과 관련해 공식입장을 낸 것은 지난 6월 투자의향서 제출 후 , 9월19일 지역 노동계가 "노조 패싱, 불통 행정"을 이유로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 불참을 선언한 직후 "현대차는 광주시 노사민정 합의를 전제로 투자를 검토한 것으로 노사민정 합의가 안되면 현실적으로 (합작법인 설립에) 참여하기 어렵다"고 밝힌데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현대차는 "광주시가 '협상의 전권을 위임받았다'며 현대차에 약속했던 안을 노사민정협의회를 통해 변경시키는 등 혼선을 초래하고 있는 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대차는 "지난 6월 투자 검토 의향의 전제조건으로 광주시가 스스로 제기한 노사민정 대타협 공동결의의 주요 내용들이 수정된 바 있고, 이번에도 전권을 위임받은 광주시와의 협의 내용이 또 다시 수정, 후퇴하는 등 수없이 입장을 번복한 절차상 과정에 대해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대차는 "광주시가 향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 투자 협의가 원만히 진행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후속 협상에 대한 여지를 남긴 셈이다.

 광주시도 협상의 이어간다는 입장이지만 지역 노동계는 "수정안이 마지막. 더 이상의 협상은 어렵다"는 게 기본방침이어서 추가 협상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제1, 2대 주주로 예상됐던 광주시와 현대차 간 신뢰가 무너진 점도 우려스런 대목이다.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는 이날 오전 회의를 한차례 연기하는 우여곡절 끝에 논란이 됐던 임금 및 단체협약 5년 간 유예 조항이 법 위반 논란이 있다고 보고 해당 조항에 대한 현대차와의 재협상을 전제로 3가지 수정 안건을 과반 출석 과반 찬성으로 조건부 의결했다.

 잠정 합의안에 따르면 시 협상단과 현대차는 노사상생발전협정서 제1조 2항에서 '각 사업장별 상생협의회는 근로자 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란 법률(일명 근참법) 상의 원칙과 기능에 근거해 운영되도록 하고, 신설법인 상생협의회 결정사항의 유효기간은 조기 경영안전과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누적 생산목표대수 35만대 달성시까지로 한다'고 합의했다.

 이는 35만 대를 생산할 때까지 임단협을 유예한다는 내용으로, 노동계는 현대차가 연간 7만대를 생산판매 보증하겠다고 밝혀온 터라 5년 간 임단협을 유예하자는 우회적 표현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년 간 임단협 유예는 광주형 일자리 논의와 협상 과정에서 노동계가 가장 먼저 내건 대표적인 독소조항이자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었다. 현행 노동법과 근참법을 모두 어길 소지가 다분한 탓이다. 임금은 5년 간 동결되고, 노조 설립도 사실상 원천 봉쇄된다. 근참법 12조에는 '노사협의회는 3개월마다 정기적으로 회의를 개최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고 임단협은 통상 1년 단위로 이뤄진다.

 시와 현대차는 광주형 일자리 4대 원칙 중 적정 임금과 적정 근로시간의 경우 주 44시간에 초임 연봉 3500만원에 최종 합의를 봤으나 최대 이슈이자 걸림돌이었던 임단협 다년간 유예 조건이 협상 도중 삭제됐다가 다시 포함되면서 본협상 전체도 뒤흔들렸다.

 이에 시는 노사민정협의회 의결을 거쳐 3가지 안을 긴급 수정안으로 현대차에 제시했다.

 1안은 제1조 2항을 통째로 삭제하는 안이고, 2안은 상생협의회는 근참법상 원칙과 기능에 근거해 운영하되, 신설법인 상생협의회 결정사항의 유효기간은 조기 경영 안정 및 지속가능성 확보를 고려해 결정하는 방안이다. 3안은 각 사업장별 상생협의회는 근참법의 원칙과 기능에 근거해 운영하되 결정사항의 효력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지속적으로 유지토록 한다는 방안이다.

 시 협상단은 수정안을 토대로 현대차와 재협상에 나서 최종 합의를 도출한 뒤 6일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조인식을 갖고 협상을 최종 타결할 계획이었으나, 이같은 로드맵은 결국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하루 이틀 사이에 추가 협상과 극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예산 국회 종료전에 이른바 '광주형 일자리 예산'을 확보하는 데도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 여당이 약속한 광주형 일자리 지원사업은 ▲행복·임대주택 ▲진입도로 개설 ▲노사동반성장지원센터 건립 ▲공동 직장어린이집 ▲개방형체육관 신축 등 5개 분야로, 전체 사업비 2912억원 중 90% 가량이 국비다. 관련 정부 부처와 공기업만도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5곳에 이르고, 시 관련 실·국도 6∼7곳에 이른다.

 최대 주주이면서도 현대차와 노동계 사이에서 갈팔질팡하다 결국 무산 위기로까지 내몰린데 대한 광주시의 책임론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광주시와 현대차는 빛그린산단 내 62만8000㎡ 부지에 자기자본 2800억원, 차입금 4200억원 등 7000억원을 투입, 1000cc 미만 경형SUV를 연간 10만대 양산하는 것을 골자로 투자협약을 진행해왔다. 부지와 공장설비를 합쳐 고정자산은 5000억원 이상, 정규직 근로자는 신입 생산직과 경력 관리직을 합쳐 1000여 명, 간접고용까지 더하면 1만∼1만2000명으로 추산됐다.

 광주형 일자리는 노(勞)와 사(使), 행정과 시민사회가 함께 사회통합형 일자리를 만들어 '기업하기 좋고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자는 게 기본 취지다. 사회적 대타협을 토대로 임금을 기존 대기업의 절반 수준으로 하는 노동조건, 생산방식 등을 정하고 경영에 있어 공동책임을 지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독일슈투트가르트 모델, 연봉 4000만원 일자리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최한규 기자  boss19@newscub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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