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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경매 중 회생 시작했으면, 회생 따라 돈 받아야"

경매절차가 진행되던 중 회생계획 인가결정이 이뤄지면, 기존에 받을 돈이 있던 사람은 회생계획에 맞춰 채무변제를 받아야 한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회생계획 인가결정으로 경매가 무효로 된 상황에서 회생계획에 참여하는 신고절차를 거치지 않고 경매 배당금을 받은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주식회사 승화(옛 승화프리텍)가 하나은행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하나은행은 회생계획 인가결정으로 효력을 잃은 경매절차에 따라 배당금을 수령했으므로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은 것"이라며 "배당금 상당액만큼 부동산 소유자인 화승에 대한 손해가 발생한 것이므로 부당이득이어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하나은행은 2008년 6월~2013년 2월 대출금에 대한 담보 목적으로 승화 측이 소유한 충북 진천 부동산에 12억90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이후 이 부동산에는 2013년 12월2일 경매개시 결정이 이뤄졌고, 2014년 10월21일에는 매각대금도 납부됐다. 2014년 10월23일에는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고 그 해 12월31일으로 배당기일까지 잡혔다.

그런데 승화 측은 2014년 11월24일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하고, 같은 해 12월5일 회생절차 개시결정이 이뤄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회생절차 시작으로 이 부동산 경매절차가 중지된 것이다. 당초 예정됐던 배당기일에는 하나은행에 대해 배당이 이뤄지지 않았고, 배당금에 해당하는 금액이 공탁됐다.

이후 경매절차는 2015년 6월17일 승화 측의 회생계획에 대한 인가결정이 이뤄지면서 효력을 잃었다. 하지만 하나은행은 공탁금 출급을 위한 지급위탁서 및 자격증명서 발급을 신청해 법적 다툼 끝에 2016년 2월3일 배당금 명목으로 공탁됐던 10억8438만원을 수령했다.

문제는 하나은행이 회생절차 진행 과정에서 받아야 할 돈이 있다는 것을 신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회생절차가 진행될 당시 하나은행은 담보권자 목록에 들어있지 않았고, 화승 측의 회생계획안에도 하나은행이 받아야 할 돈에 관한 내용은 없었다. 즉, 하나은행은 회생계획에 따른 채무 변제 절차에 참여한 대상으로 포함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후 승화 측은 하나은행이 부동산 경매 관련 공탁금을 수령한 것에 대해 "회생계획 인가결정 때 경매절차는 이미 효력을 상실했다. 하나은행은 회생담보권 신고도 하지 않았고, 회생계획안에도 하나은행의 근저당권 관련 내용은 반영되지 않았다"며 반발, 이 사건 소송이 시작됐다.

1심은 "부동산 경매절차에서 매각대금이 납부됐더라도 하나은행의 근저당권 자체는 우선변제를 받을 권리로 존속한다고 봐야한다"면서도 "하나은행은 경매절차 진행 과정에서 회생개시 결정 사실을 알게 됐고, 그럼에도 회생담보권 신고를 하지 않아 화승의 책임은 면제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이미 효력을 잃은 경매절차가 존속한다는 전제 아래 공탁금을 수령한 것은 법률상 원인 없이 이익을 얻은 것이므로 부당이득에 해당한다"며 하나은행이 승화 측에 약 10억8725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2심 또한 "회생절차가 개시된 뒤에는 회생계획이 정하는 바에 따라 채무 변제를 받는 것이 회생제도의 취지에 부합한다"며 "회생절차 개시 당시 배당이 마쳐지지 않았던 이상, 경매절차는 회생계획 인가결정으로 효력을 상실했다"며 1심 판단을 인정, 승화 측이 돈을 받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반환 금액 일부를 조정, 하나은행은 승화 측에 9억8922만원을 줘야 한다고 봤다.

유창호 기자  youch@newscub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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