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지원 사람향기] 아버지의 병환으로 알게 된 노부부의 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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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원 사람향기] 아버지의 병환으로 알게 된 노부부의 情
  • 장지원 기자
  • 승인 2021.01.18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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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쓰러진 아버지. 119에 실려 응급실에 도착한 이후부터 아버지와 식구들은 만날 수가 없다. 코로나19 라는 장벽에 가로막혀 병원 입구부터 보호자는 차단되어 접근 금지다.

특별히 아픈 곳이 없었던 아버지. 갑작스레 당한 식구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응급실 앞을 떠나지 못했다. 물 한 모금도 넘기지 못하고 응급실 안의 상황을 알고 싶어 입구를 지키는 직원들에게 묻고 또 묻고. 같은 대답을 듣지만, 눈으로 볼 수 없는 식구들은 계속 묻는다.

추운 겨울날 병원 밖에서 꽝꽝 얼어버린 지친 몸으로 집에 돌아와 잠자리에 쓰러지지만, 어머니는 아버지의 빈방이 오늘따라 텅 빈 운동장이다.

고열과 독한 약으로 정신을 잃은 아버지. 간호간병 서비스를 받고 있어 상황 통보만 받으니 더 마음이 아프다. 아버지는 어머니만 찾는다고 한다. 어머니는 말을 잇지 못하고 울고만 계신다. 쓰러지기 전에 못 마시게 했던 꿀차 먹게 할 것을 후회하면서……

손전화기만이 두 사람의 통신을 이어주는데 고통과 고열에 힘든 아버지의 입은 알아듣지 못할 단어들을 내뱉고 이런 상황이 어머니를 더 힘들게 한다.

하루하루 손전화기를 통에 알아볼 수밖에 없는 아버지의 건강은 더디기만 하다. 그것이 더 힘들다.

무뚝뚝한 부모님의 한평생을 함께 살아온 시간에는 다툼의 시간, 화해의 시간, 표현하지 않지만, 함께하면서 힘든 세상살이로 이제는 떼려야 뗄 정조차 없을 줄 알았는데 아버지의 자리가 너무 크고 깊다. 서로를 챙겨 온 부부의 정. 그 시간에 녹아든 정(情)은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병환으로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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