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지원 사람향기] 8천원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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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원 사람향기] 8천원때문에...
  • 장지원 기자
  • 승인 2020.09.12 2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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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해서 해야 할 일이 있어 신경이 곤두서 있는데 휴대전화의 벨 소리가 울렸다. 휴대전화기에 뜨는 이름은 ‘엄마’였다.

“엄마?”

“바쁘니?”

“응, 당분간은 그런데, 필요한 거 있어요?”

“지금 홈쇼핑에서 에어프라이어가 나오는데 할인해서 판매하는데 많이 싸니까 하나 사서 써볼까 한다. ○○○홈쇼핑인데 주문해줘.”

“엄마, 그거 안 쓴다고 했잖아. 그런데 왜? 세일 하니까 쓴다고? 엄마는 즉석식품 안 잡수니 그다지 필요치 않을 건데⸱⸱⸱” 하는데 엄마는 내 말을 끊고

“나도 하나 쓸 거니까 여러 말 말고 주문해라.” 하면서 전화를 끊었다.

나는 하는 수 없이 홈쇼핑에 전화해서 주문했다. 그리고 엄마에게 주문했다고 재차 전화했다.“

“58,000원이네.”

“아니 홈쇼핑에서 49,800원이라고 했는데 왜 58,000원이니? ”

“나는 전화주문을 하니까 그런 모양이네. 49,800원은 핸드폰 앱으로 주문할 경우인데. 나는 핸드폰 앱으로 주문 안 하잖아.”

“그렇다고 8천 원이나 차이가 나는데 전화 주문을 하니?” 볼멘소리하시는데⸱⸱⸱

“내 핸드폰은 정보 유출된 적이 있어서 그런거 안 쓴다고 했잖아. 몇 번이나 말했는데 또⸱⸱⸱”

“그럼 내 핸드폰으로 하면 되니?”

“엄마가 해도 가격은 내가 주문한 가격 그대로야. 엄마는 핸드폰으로 하는 전화주문도 못하면서 앱으로 무슨 주문을 해?”

“그러냐? 그럼 그냥 너가 거 핸드폰 뭐시기로 주문 좀 해. 8천 원이 작으냐? 살림하는 여자가⸱⸱⸱”하면서 전화를 끊으셨다.

그렇게 홈쇼핑 주문은 일단락되었지만, 나는 내내 찜찜함을 감출 수 없었다.

엄마는 홈쇼핑 물건을 주문할 때 내게 부탁을 한다. 스스로 하시라고 해봤지만, 엄마는 주문할 줄 알게 되면 끝없이 주문해서 물건을 자주 들일 것 같아서 처음부터 안 하는 거라고 하셨다. 필요할 때마다 내게 전화하신다.

핸드폰에 앱을 깔고, 회원 가입을 해서 주문을 할 수 있었지만, 나는 하는 일이 급하기도 했기에 그냥 전화로 주문을 했던 거다. 엄마의 알뜰한 성향을 알면서도 말이다.

8천 원 때문에 혼쭐이 나고 생각해보니, 그 8천원이란 돈은 내가 자주 사는 달걀 두 판 가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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