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훈 뷰파인더] 내 관리비를 왜 당신 쓰레기 버리는데 사용하냐? 입주자의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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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훈 뷰파인더] 내 관리비를 왜 당신 쓰레기 버리는데 사용하냐? 입주자의 갑질(?)
  • 최연훈 기자
  • 승인 2020.06.20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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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문명의 발전은 사람들은 편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로인한 제약과 규율이 더 생겨 불편도 따른다. 그 대표적인 예가 공동생활에 관한 것들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면 과거 단독주택 위주의 주거환경에서 점점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 개념의 주거환경으로 바뀌었다. 이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에서 생활을 한다. 이렇게 공동주택 환경에서 생활을 하다보면 운영이나 관리를 위해서 관리인력과 조직이 필요하게 되고 운영이나 관리부분에서 공동부분과 개인부분으로 나뉘게 된다. 그러다 보니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고 분쟁이 일어나기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

필자 역시 공동주택인 아파트에서 살고 있고 대부분의 아파트들이 그러하듯 공동규약에 따라 생활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아파트가 시행하는 공동 활동중에 재활용품 분리배출이 있다.

필자의 아파트 역시 재활용 분리배출을 실시하고 있으며 일주일에 한번 금요일에 시행하고 있다. 필자는 금요일 저녁 약속이 없어 일찍 귀가하는 날에는 일주일 동안 모아두었던 재활용품들을 들고 나가 분리수거를 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필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분리배출 날 사건이 하나 발생했다.

그날도 필자는 일주일 동안 모아두었던 재활용품들을 들고 나가 분리배출을 하고 평소 인사를 나누던 경비 어르신과 여느 때처럼 눈인사를 나누었는데 차 한 잔 하라는 어르신의 말에 경비초소에서 커피를 한잔 마시고 있었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려고 하는데 경비 어르신이 급히 초소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는 분리배출 중이던 한 중년의 여성 입주자와 한참을 이야기하더니 초소를 돌아왔다. 약간 상기된 얼굴로 돌아온 경비 어르신은 아무 말 없이 커피를 마셨다. 조금 뒤 경비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입주자는 화가 난 얼굴로 초소 앞에서 큰 소리로 경비 어르신을 불렀다. 그리고는 초소 창문을 사이에 두고 여성 입주자는 경비 어르신에게 “아니 아저씨 우리 집이 좁아서 쓰레기를 가져 나와 재활용장에서 분리해서 버리고 가는데 왜 아저씨가 도로 가져 가라 마라 하냐?”라고 삿대질을 하며 경비 어르신을 몰아 붙쳤다. 경비 어르신은 “아주머니, 지금 아주머니가 들고나온 건 재활용품이 아니라 쓰레기봉투에 버려야 하는 쓰레기들입니다. 이곳에 재활용하는 폐지는 박스나 책과 같은 종이 종류고 아주머니가 가져나온 것은 재활용품이 아니라 쓰레기입니다”라고 말했다. 필자는 어르신의 말을 듣고 입주자 손에 들려진 봉투를 보니 생활 쓰레기인 휴지종류였다. 투명 봉투에 들어있는 휴지들에선 용변 자국도 보였다. 이 입주자는 용변 뒤처리 휴지 등 생활 쓰레기를 종이상자에 넣어 버리려 했고 경비 어르신이 이를 알아차리고 제지를 했던 것이다.

필자는 같은 입주자로서 경비 어르신을 보기가 낯부끄러웠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입주자는 멈추지 않고 경비어르신을 향해 더 큰 목소리로 “경비 주제에”라는 말과 함께 입주자가 버리면 알아서 분리해서 처리하라고 경비에게 월급 주는거 라는 식으로 말을 했다. 이에 감정이 격해진 경비 어르신은 다 마신 종이컵을 바닥에 내동댕이치며 “뭐라구요?”라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려 했다. 필자는 경비 어르신을 말리며 대신 초소 밖으로 나가 입주자에게 말을 했다. “아줌마 나도 이 아파트 입주자인데 듣자 하니 참으로 거북하네요. 아니 당신이 이런 식으로 똥휴지를 몰래 버리면 아파트 관리비로 산 공용 쓰레기봉투를 사용해야 하는데 왜 내가 낸 관리비로 당신 똥휴지를 치워야 합니까? 누군 돈이 남아돌아서 쓰레기봉투를 사서 휴지나 쓰레기를 버리는 줄 압니까?”라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그 중년의 여성 입주자는 필자는 빠지라고 소리치며 한쪽으로 가 전화를 걸었고 잠시 후 112 순찰차가 아파트에 들어섰다. 아파트 경비가 컵을 던지며 자신을 폭행했다고 경찰에 신고를 한 것 이었다. 경찰이 도착하자마자 그 입주자는 울기 시작했고 폭행을 당했노라며 경찰관에게 하소연하기 시작했다. 필자는 출동한 경찰에게 이 곳에서 본 내용을 그대로 이야기 해주었고 출동한 경찰관들은 그 자리에서 서로 화해하고 마무리하라며 좋게 해결을 유도했다. 하지만 입주자는 경찰서에 가서 끝을 보겠다며 경찰관에게 경찰서까지 가자고 했다. 경찰은 입주자와 경비 두사람에게 조서를 현장에서 받고 조만간 경찰서 출두를 연락하겠다고 하고 철수했다. 경찰이 돌아가자 입주자는 씩씩거리며 자기 집으로 돌아갔고 경비 어르신은 조용히 한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그 입주자가 끝내 두고 간 똥휴지 봉투를 들고서 쓰레기봉투에 옮겨 담는 것이다. 필자는 하지 말라며 달라 했지만 경비 어르신은 격앙된 필자를 말리며 “이 쓰레기봉투는 내가 산 것”이라며 필자에게 도와줘서 큰 봉변을 피했다고 고마워하며 웃음을 보였다.

아파트는 공동생활을 하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단독생활을 할 때보다 정해진 규율로 인해 불편하고 추가로 비용이 발생할 때가 있다. 하지만 좀 더 편리하고 효율적이기 위해 약간의 불편과 비용을 감수하고 살아가고 있다. 안그래도 최근 들어 재활용 쓰레기로 인해 사회적인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몇몇 사람들의 저질적 이기주의로 인해 다수가 피해를 보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사회적 약자로 보일 수 있는 아파트 관리직원들과 경비, 미화 직원들에 대한 입주자들의 갑질 문제가 연일 언론 보도를 통해 발생하고 알려지고 있다.

필자는 경비 어르신 앞에서 홍당무가 되어버린 얼굴과 쿵쾅대는 가슴을 가리고 숨기며 황급히 집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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