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 할! 喝! hal!] '거버넌스'의 무분별한 사용은 자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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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 할! 喝! hal!] '거버넌스'의 무분별한 사용은 자제하자
  • 최연훈 기자
  • 승인 2020.01.19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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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본회의를 통과했다.

일부 기업관련 단체들과 학계에서는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기업이 이사회를 구성할 때 여성을 최소 1명 이상 포함하도록 한 개정 자본시장법에 대해 "적극적으로 환영한다"라며 "자본시장법 개정은 기업의 여성 리더를 늘릴 수 있는 조치로, 향후 여성의 이사회 참여에 따른 기업 거버넌스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기업 거버넌스 관점에서 성 다양성의 증가는 기존 남성 중심 이사회로부터 탈피함으로써 획일적인 집단 사고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줄일 수 있다"며 "이는 이사회의 독립성 증대, 효율적인 감시, 기업성과 제고 등의 기업 거버넌스 개선으로 이어진다"고 평가하고 있다.

- 거버넌스란 무엇이며 기업거버넌스란 무엇인가?

필자는 2조원 이상의 기업 이사회에 여성 1명이 필히 포함되어야 하는 이번 법 개정이 “왜 기업거버넌스의 개선이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보통 ‘거버넌스’라 함은 국가 해당 분야의 여러 업무를 관리하기 위해 정치·경제 및 행정적 권한을 행사하는 국정관리 체계를 의미한다.

이런 거버넌스의 개념들이 계속된 학문적 연구를 통해 근래에는 회사에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의 이해를 조정하고 회사의 의사를 결정하는 기업 거버넌스라든지 조직의 정보기술이 조직의 전략과 목표를 유지하고 사용·통제하는 업무프로세스나 조직구조를 나타내는 정보기술 거버넌스(IT 거버넌스) 등의 세세하게 분류하여 사용되고 있긴 하다.

흔히 ‘협치’ ‘공동경영’이라는 표현으로 많이 대변되며 어느 일방적 결정이 아닌 대화와 타협을 통한 합리적 결정을 말할 때도 거버넌스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민주주의’라는 단어가 아주 다양한 형태로 표현되고 구현되듯이 필자의 의구심은 거버넌스라는 단어도 사회 각 분야에 서로 협의하고 대화하며 합리적 결정을 내리는 프로세스에 적절하게 사용함으로써 더욱 사회나 국가, 그리고 단체가 발전해 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 이의를 제기해보는 것이다. 그렇기에 전혀 맞지 않는 어떤 부분을 그럴듯하게 포장하기 위해 남발하는 것을 조심하자는 것이다.

애초 거버넌스의 취지를 왜곡하게 되는 일이 발생하게 되어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좋은 단어가 사장되거나 할까봐 걱정이 된다.

- 멀리 보면 맞을 수도 있지만 기본 취지가 변질될 수도 있다.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의 회사는 상장기업 기준 올해 1분기 기준 210개이다. 이사회에 여성이 1명도 없는 기업은 78.5%인 165개이다. 자산규모 2조 이상 기업 중 여성이사가 1명이라도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 KB금융, 호텔신라, 대한항공, 롯데칠성 등 45개 기업이다. 여성이사가 1명도 없는 기업은 KT, SK, LG, 한화, POSCO, IBK 기업은행 등 165개다.

여성가족부 자료에 따르면, 상장법인 2072개 전체에서 여성 임원 비율은 4%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이다.

세계여성이사협회는 ‘여성 이사 할당제’인 이 법이 시행에 들어가면 현재 4%인 기업 이사회 내 여성 이사 비율은 앞으로 5.3%까지 늘어 날것이라고 전망했다.

필자가 애초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왜 기업거버넌스의 개선 효과가 있을것이냐는 것에 의구심이 들었던 것은 이번 법 개정안은 그동안의 대한민국 기업문화가 남성 위주의 경영 체제를 유지해 왔던 것을 여성의 참여율을 높이고 이를 통해 유리천장이라고 대변되던 기업의 성차별을 개선하는데 그 기본 취지가 있는 것인데 법 개정안에 대한 평가에서 이사회의 독립성 증대, 효율적인 감시, 기업성과 제고 등의 이유를 들어 기업 거버넌스 개선 효과가 있다라고 한다면 혹자들은 과연 왜 여성이 이사회에 참여하는데 독립성이 증대되느냐 또는 왜 여성의 이사회 참여가 효율적인 감시를 하느냐 남성은 효율적인 감시가 안되냐는 식의 반문으로 법 개정 취지가 퇴색되고 또 법 개정으로 인한 효과가 반감될 우려가 있기에 의구심을 표하는 것이다.

멀리 내다본다면 점차 기업경영에 여성의 참여가 늘어나게 되고 앞서 말한 이유들이 발현되는 결과를 가져올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필자는 이보다는 먼저 선행되어야 할 사회적 여성 차별 부분을 개선하고 또 아직은 개념 정리나 연구가 미흡한 거버넌스의 프로세스를 제대로 자리잡을수 있게 우리 사회에 발생되는 팩트들에 대해 무분별한 의미부여는 자제하자는 의도임을 밝히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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