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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각도 바라보기]연평도 피격 9주기에 쏜 북 해안포 도발... 9·19 군사 합의 깨자는 건가
사진=노동신문 캡쳐

문재인 정부의 대북 관련 치적중에 하나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 일명 9·19 군사 합의가 암초에 부딛쳤다.

북한의 김정은이 지난 23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창린도 방어부대에서 해안포 사격을 행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11월 23일은 북한에 의해 자행된 연평도 피격 9주기가 되는 날이기도 하다.

북한이 23일에 포사격을 감행한 것은 남측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날에 맞춰 군사합의를 위반함으로써 도발 의미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연평도 포격전은 지난 2010년 11월23일 오후 2시34분 북한의 기습적인 포격 도발에 맞서 해병대 연평부대가 K-9 자주포로 즉각 대응한 전투다.

당시 고(故) 서정우 하사와 고(故) 문광욱 일병 등 장병 2명이 전사하고, 1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민간인은 2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당했다.

사상자가 발생한 만큼, 연평도 포격전 전후는 남북 군사당국간에 상당히 민감한 시기다.

해병대는 해마다 연평도 포격전 상기기간을 통해 특별정신교육과 상기훈련 등을 해왔지만 최근 남북간 분위기를 반영해 홍보를 최소화하고 로키(low-key·절제된 기조)로 하고 있다.

북한이 이 같은 사정을 알고도 NLL 인근에서 해안포 사격을 통해 군사합의 위반을 감행한 것은 사전에 준비된 기획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이 연평도 피격 9주기에 맞춰 포사력 훈련을 함으로써 군사 합의를 처음으로 위반했다. 이에 따라 그간 9·19 군사 합의를 통해 이뤄냈던 성과들이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해 체결된 9·19 군사 합의는 합의서 문안 자체뿐만 아니라 합의에 이르기까지 과정에서 한반도 군사 긴장을 완화하는 조치들이 연이어 이뤄졌다.

남북 군 당국은 지난해 4월 남북 정상 회담 개최를 앞두고 상호 적대 행위 중지의 상징적 조치로 비무장지대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고 관련 장비를 철거했다.

같은 달 27일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는 군사적 긴장 완화와 전쟁 위험 해소를 위한 실질적 조치로 상호 적대행위 중지와 비무장지대 평화지대화,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 평화수역 조성, 우발적 충돌 방지 조치, 군사 당국자 회담 수시 개최 등이 포함됐다.

이에 남북 군 당국은 판문점 선언 속 군사 합의 사항 이행을 위해 6월14일 8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고 서해 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6·4 합의서 복원과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 완전 복구에 합의했다. 2008년 5월 이후 중단됐던 서해 해상에서의 남북 간 국제 상선 공통망 운용이 7월1일부터 정상화됐다.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이 완전 복구됐다. 서해지구 군 통신선은 7월16일부터, 동해지구 군 통신선은 8월15일부터 정상화됐다.

남북 군 당국은 이후 수차례 문서를 교환하며 협의했다. 양측은 9월13일 제40차 남북군사실무회담을 개최해 합의서 최종 문안을 조율했다. 9월19일 남북 국방장관은 양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9월 평양공동선언' 부속합의서로서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9·19 군사 합의)'를 체결했다.

합의서에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 전면 중지, 비무장지대 안 감시초소(GP) 철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시범적 공동 유해 발굴,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 평화수역화, 한강하구 공동이용 등 조치들이 담겼다.

9·19 군사 합의에 따라 남북 군 당국은 11월1일부터 지상, 해상, 공중에서 상대방에 대한 적대행위를 중지했다.

남북 군 당국은 상호 시범 철수하기로 한 11개 감시초소에서 화기·장비·인원을 철수시켰다. 11월30일에는 시설물을 보존하기로 한 1개를 제외한 10개 감시초소를 철거했다.

12월12일에는 분단 이래 처음으로 남북 군인들이 군사분계선을 종단하면서 11개 감시초소를 상호 현장 검증했다.

비무장지대 내 철원 지역 화살머리 고지에서는 공동 유해 발굴 개시를 위해 지뢰 제거와 도로 개설이 이뤄졌다.

한강 하구에서는 민간 선박의 자유로운 항행을 보장하기 위해 11월5일부터 12월9일까지 공동수로 조사가 실시됐다.

이처럼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들이 실행됐지만 올해 들어 공동 유해 발굴 작업이 진척되지 않은 점, 북한이 올해 동해를 향해 미사일을 거듭 발사하는 등 적대 행위를 실제로 한 점 등은 옥에 티였다.

게다가 북한이 이번 연평도 피격일에 맞춰 창린도 포 사격 훈련을 실시하면서 9·19 군사 합의가 시행 이래 최대 위기에 빠졌다.

사실 북한은 한미연합훈련등을 문제삼아 끈임없이 우리 정부를 압박했고 자신들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우호 관계 유지의 이유를 들어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상대방이 합의를 깼으니 우리도 깨야한다는 주장과 상대방의 도발적 행동에 의연하게 대처하면서 합의사항을 준수하자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최연훈 기자  bos19@newscub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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