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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수출규제품목' 지정 안 한 정부…시차 두고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해석
사진=뉴시스

정부는 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일본을 빼기로 하면서 구체적인 규제 품목을 정하지 않았다. 이번 결정이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우리의 대응카드를 다 펼쳐 보이지 않은 것뿐이라는 견해도 있다. 오는 28일 일본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배제하는 조치가 시행된 이후 상황에 맞춰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내달 3일까지 진행되는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에 대한 의견수렴 기간에는 일본 정부를 비롯해 개인과 기업 등 누구나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다.

얼마 전 정부는 일본을 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을 담은 수출입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한 바 있다. 이번 개정안에는 현재 전략물자 수출지역 가운데 '가' 지역을 '가의1' 지역과 '가의2' 지역으로 세분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일본은 원칙적으로 '나' 지역 수준의 수출통제를 받는 '가의2' 지역으로 새로 분류된다.

이 개정안에 대한 찬성 또는 반대 의견이 있으면 이유를 적어 국민참여입법센터 홈페이지나 팩스, 우편을 활용해 제출하면 된다.

앞서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고시했을 당시에는 4만여건의 의견이 모였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간 의견 접수는 많아야 수십 건 정도로 4만건이 들어온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해당 개정안에 대한 일본 내 관심이 높았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역시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높기 때문에 이번 의견수렴 기간에 상당한 수의 의견서가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의견서 공개와 관련해 결정된 것은 없다"며 "의견수렴 기간 내에 건수 등 공개 여부를 검토할 가능성은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본이 우리 정부에 공식 의견서를 전달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간 우리 정부의 대화 요청에 응하지 않았고 최근 수출 심사 우대국 제외 결정에 대해서도 공식적인 견해 표명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일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한국 측의 조치의 근거나 이유의 세부 사항이 밝혀지지 않았다"며 "일본 정부로서 현 시점에서는 예단해 답변하는 것은 피하겠다"고 말했다.

의견수렴 마감기한은 다음달 3일로 일본이 한국을 공식적으로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이후라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일본은 오는 28일부터 한국에 대한 백색국가 배제 조치를 시행하게 된다. 이날을 기점으로 일본 정부가 추가 품목 규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일본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3개 품목에 대한 포괄허가를 제한하고 있다.

이러면 우리 정부도 의견수렴을 거쳐 국내 산업과 기업에 큰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품목 규제에 나설 수 있다. 추가 수출규제가 이뤄지기 전에 수출입고시 개정안을 내놨기 때문에 해석에 따라서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에서 불리하게 적용될 여지도 줄어든다.

WTO 협정에서 회원국은 위반 여부를 직접 판단해 일방적 무역조치를 취하지 말고 WTO 분쟁해결제도에 회부해 해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반대급부로 이번 수출입고시 개정이 이뤄진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의견수렴 절차를 일본과의 협상에서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이천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일본의 추가 품목규제 조치가 이뤄진 뒤에 우리 정부가 조치를 취하려고 하면 WTO 협정에서 금지하고 있는 대응조치로서의 성격을 부인하기가 상당히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품목 발표를 하지 않고 '톤 다운'이 이뤄진 것도 협상에서의 전략적인 측면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혜원 기자  jhw@newscub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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