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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해외 비자금 등 추적한 혐의' 전 국세청 차장 무죄…법원 "기소자체 의문"

이명박 정부 시절 국고를 동원해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뒷조사'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윤준 전 국세청 차장에게 법원이 "범죄의 증명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송인권)는 16일 오전 박 전 차장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국고 등 손실) 혐의 선고공판에서 무죄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 6월28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회계관계직원 책임에 관한 법률상 회계책임자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박 전 차장이 특가법 위반의 공범이 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회계관계책임법에는 소속 공무원에게 위임하지 않고 직접 처리할 경우에 지방자치단체장이 회계직원에 해당된다고 보고 있다"며 "이는 국정원장에게도 적용되는데 국정원장이 회계책임자인 기조실장에게 관련 업무를 위임하고 보고 받았다. 따라서 (국정원장이) 회계책임자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현동 전 국세청장에게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미국 비자금 추적 지시를 받은 박 전 차장이 구체적인 근거를 받지 못했고 국세청 정식 업무로 등재하지 않은 점도 들었다.

재판부는 "박 전 차장이 DJ자금 추적 요청을 받고 국정원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했다고 한다"면서도 "하지만 이 전 국세청장에게 요청받을 때 국정원 공작의 배경, 내용, 공작금 출처를 알지 못하는 걸 비춰봐서 의도를 파악했다기보다는 추측이나 우려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박 전 차장이 국정원의 DJ비자금 추적과 관련해 개입한 내부자가 아닌 외부자의 위치에 있다고 봤다. 또 박 전 차장이 원 전 원장 등과 적극적으로 범행에 가담했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 전 원장의 정치적 의도를 인지해 업무상 횡령으로 인지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또 자금 인출에 관련된 국정원 직원 중 직접 해외에 전달한 직원이 있는데 이런 내부자 기소가 안 된 마당에 외부자인 박 전 차장을 기소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 들었다"며 무죄선고의 이유를 말했다.

박 전 차장은 국세청 국제조세관리관으로 재직하면서 2010년 5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원 전 국정원장의 지시를 받고 당시 풍문으로 떠돌던 김 전 대통령 비자금 추적에 국고 4억1500만원 및 4만7000달러를 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원 전 원장 등은 당시 김 전 대통령 비자금 소문 추적에 '데이비슨'이라는 사업명을 붙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의혹은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한편 박 전 차장에게 국정원 협조를 지시한 이 전 국세청장은 1심에서 "정보수집 활동이 국정원 직무 범위를 완전히 벗어난다고 볼 수 없다"고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후 검찰이 불복해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최연훈 기자  bos19@newscub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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