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9.12.13 금 16:26
상단여백
HOME 경제·산업
쇠고기등급제 개편…"소비자가 ㎏당 최대 200~510원↓"

본격적인 시행 20년을 맞은 쇠고기 등급제가 품질에 따른 가격 차별화를 촉진해 생산 기술을 향상하고 한우 농가의 소득을 증대하는 등 한우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올 연말부터는 '마블링'이 기존 기준보다 적어도 1++, 1+ 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가 개편된다. 정부는 이로써 고급육 판정을 받는 물량이 늘어 소비자 가격이 최대 500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축산물품질평가원(축평원)은 13일 한우 도매시장 평균 경락 가격(한우 전체, 원/㎏)이 쇠고기 등급제가 본격 시행된 1998년 7049원에서 2018년 1만7772원으로 152% 상승했다고 밝혔다. 최상위 등급의 경우 거세우 기준 경락 가격이 같은 기간 8445원에서 2만777원으로 146% 올랐다. 2등급과의 차이는 같은 기간 746원에서 지난해 5545원으로 643% 불어났다.

유통 시장에서 등급 간 가격 차별화가 진전됨에 따라 생산 단계에서도 고급육 생산을 위한 종축 개량, 사육 기술 향상 등의 성과가 나타났다고 축평원은 밝혔다. 한우의 평균 도체 중량(가축을 도축해 가죽, 내장, 머리 등을 제외한 무게)은 1998년 288㎏에서 2018년 403㎏으로 115㎏(40%) 증가했고 최고급 부위인 등심의 단면적은 같은 기간 70㎠에서 89㎠로 19㎠(27%)가 늘었다.

이는 곧 한우의 등급 향상으로 이어졌다. 전체 출하 두수 중 1등급 이상 쇠고기의 출현율이 1998년 15.4%에서 2003년 33.3%, 2008년 54.0%, 2013년 61.3%, 2018년 72.9%로 올랐다.

축평원은 쇠고기 품질 등급이 꾸준히 상승한 것이 한우 농가의 소득 증대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축평원에 따르면 한우(거세우) 1마리당 조수입은 1998년 249만원에서 2018년 823만원으로 231% 증가했다. 마리당 조수입에서 경영비를 제외한 소득은 32만1000원에서 122만2000원으로 281% 커졌다. 한우 농가의 평균 사육 규모 역시 가구당 5.6마리에서 32.2마리로 크게 불어났다.

축평원 관계자는 "등급 기준이 고기의 육질에 대한 명확한 품질 수준을 제시함으로써 노폐우의 둔갑 판매, 원산지 위반 등 부정 유통이 근절됐다"며 "쇠고기 유통이 문전 거래(생축 유통)에서 도체 거래로, 도체에서 부분육 유통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돼 유통 시스템 선진화도 촉진됐다"고 평가했다.

또 "소비 단계에서 적정한 거래 지표를 제시하고 식육에 대한 세분화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 등 올바른 소비문화 정착에도 기여했다"고 했다. 축평원은 국내산 축산물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면 국내산에 대한 지불 의향이 올라 연간 약 8662억~9888억원 정도의 사회적 편익이 증가할 것으로 봤다. 이는 축평원이 건국대학교에 연구용역을 맡겨 추산한 결과다.

쇠고기 등급제는 1993년 축산물 수입 자유화에 대응해 대외 경쟁력 강화와 품질 향상을 목적으로 도입됐다. 도입 당시엔 미국과 일본 등이 기도입한 기준을 참고해 1·2·3등급 체제였지만, 1997년 1+등급이, 2004년 1++등급이 단계적으로 추가됐다. 쇠고기가 대부분 구이용으로 쓰이는 탓에 소비자들이 지방 함량이 높은 제품을 선호하면서 1등급 쇠고기에 대한 세분화 요구가 있었다.

축평원은 올해 12월부터 새로운 쇠고기 등급 기준을 시행할 예정이다. 1++등급 쇠고기의 근내지방도(조지방 함량, 마블링) 기준을 '17% 이상'에서 '15.6% 이상'으로, 1+등급은 '13~17%'에서 '12.3~15.6%'로 낮춘다. 1등급 이하는 현행 기준을 유지한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이날 첫 브리핑을 연 장승진 축평원장은 제도 개편 배경과 관련해 "조지방 함량이 높은 쇠고기가 우리 건강에 결코 좋은 것이 아닌데, 이 기준을 과도히 높게 설정하는 건 '고급육'이란 이름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조지방 함량이 높은 쇠고기를 생산하기 위해선 출하 월령이 통상 29개월을 넘어야 해 일선 농가에서 경영비가 늘어나는 부작용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장 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미국 '앵거스(Angus)' 품종은 16~18개월만 지나도 출하할 수 있지만 한우나 일본의 화우는 30개월 가까이 소요된다. 일본은 이를 25개월까지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뒀다. 한국은 우선 단기적으로는 기존 31.2개월에서 29개월로 단축키로 했지만 점차적으로 25개월까지 낮춰 시장 개방에 대응키로 했다.

축평원은 새 기준이 정착돼 출하 월령이 줄어들면 연간 경영비가 1161억원 규모(마리당 44만6000원)로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비자 가격은 ㎏당 200~510원 인하될 것이란 예측이다. 장 원장은 "향후 관세 철폐 등으로 가격 경쟁력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어 생산성을 높여 한우 가격을 안정화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등급제 개편에 따라)1++, 1+ 쇠고기의 물량이 늘어나면서 수요-공급 원칙에 의해 고급육 가격도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개편된 제도는 오는 12월1일부터 시행된다. 축평원은 이를 앞두고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개정과 더불어 도매시장 전광판에 근내지방도와 예측정육율을 표시하기 위한 시범 사업을 운영 중이다.

장지원 기자  yeounjun@newscube.kr

<저작권자 © 뉴스큐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장지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네티즌 와글와글
파주 공병부대 지뢰 추정 폭발 사고…2명 사상
파주 공병부대 지뢰 추정 폭발 사고…2명 사상
카라 구하라, 24일 자택에서 숨진채 발견
카라 구하라, 24일 자택에서 숨진채 발견
아파트 방화·살인범 안인득, 국민참여재판 시작...27일 선고
아파트 방화·살인범 안인득, 국민참여재판 시작...27일 선고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