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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생산은 증가, 수출·투자 부진지속…대외불확실성↑"

정부는 최근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 생산, 고용 등 측면에선 다소 상황이 개선됐지만, 수출, 투자 등 지표가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생산이 2개월 연속 증가한 점을 들어 '주요 실물 지표'의 흐름이 부진하다는 분석은 거뒀다. 다만 미·중 무역갈등 등 세계 경제로부터의 불확실성이 다소 커졌다며 우려의 수위를 높였다.

14일 기획재정부가 펴낸 '최근경제동향(그린북)' 6월호를 보면 정부는 최근 생산이 완만하게 증가했지만 수출·투자의 부진한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등 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반도체 업황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중 통상 마찰이 확대되면서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4~5월 그린북에 담겼던 '하방 리스크'라는 표현은 빠졌다.

그린북은 2005년부터 작성됐다. 2016년 10월부터 2017년 1월까지 넉 달간의 기간 이후 '부진'이라는 단어가 그린북 상에서 연속으로 언급된 건 이번이 가장 길다고 기재부는 밝혔다. 경제 정책 컨트롤타워인 기재부의 현재 경기 상황에 대한 인식이 반영된 자료인만큼 해당 단어를 명시하는지 여부는 시장에 중요한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 잠정치는 1년 전보다 9.4% 감소한 459억1000만달러였다. 예상보다 빨랐던 반도체 가격 조정, 중국 등 세계 경제 둔화 영향으로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20억달러로 전년 대비 15.3% 쪼그라들었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30.5%), 컴퓨터(-27.2%), 석유화학(-16.2%), 석유제품(-9.2%) 등 주요 수출품들이 모두 뒷걸음질했다. 지역별로는 중동(-27.8%), 중국(-20.1%), 유럽연합(EU·12.6%) 등으로의 수출이 부진했다.

홍민석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반도체 수출은 중국 경제와 매우 밀접한 데 4월 들어 중국 관련 지표들이 1분기 대비 좋지 않았다"며 "유념해서 보고 있다"고 밝혔다.

1분기 설비투자는 1년 전보다 17.4% 감소하며 크게 고꾸라졌다. 기계류(-5.0%)와 운송장비(-19.5%)에서의 투자가 모두 부진했다. 기계류 수입과 국내기계수주가 감소하고 있는 점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기재부는 내다봤다. 다만 제조업평균가동률과 설비투자조정압력(제조업생산증가율-제조업생산능력증가율)이 오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같은 기간 건설투자는 1년 전 대비 7.2% 축소됐다. 4월 건설기성(이미 이뤄진 공사 실적)은 건축과 토목 공사 실적이 모두 감소하며 5.6% 감소했다. 건축허가면적이 지난해 2분기부터 7분기 연속 감소하고 있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재부는 예상했다.

반면 정부는 생산 증가세가 2개월 연속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 4월 기준 광공업과 서비스업 생산이 각각 1.6%, 0.3% 늘면서 전(全)산업 생산이 1년 전보다 0.7% 증가했다. 광공업 생산은 전년 대비 기타운송장비(18.3%), 반도체(3.4%), 자동차(3.3%) 등에서 늘었다. 제조업 재고/출하비율(재고율)과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전월보다 각각 3.7%p, 1.0%p 올랐다.

홍 과장은 "지난 두 달 동안은 주요 실물 지표 흐름이 부진했다고 적었지만, 이번달(5월)엔 생산이 두 달째 증가해 그런 표현을 뺐다"고 강조했다.

기재부 산하 싱크탱크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펴낸 경제동향에서 "조업일수 변동을 고려하면 이 같은 생산 증가가 추세적인 것이라 평가하긴 어렵다"고 짚은 것과 다소 대조적이다. 홍 과장은 이같은 시각차에 대해 "현대경제연구원 등 민간기관까지 포함해 기관마다 뷰(view·관점)가 다를 정도로 현재 상황이 예단이 쉽지 않다는 의미"라며 "미·중 통상 마찰을 중심으로 대외 여건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유념해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서비스업 중에선 전문·과학·기술(3.2%), 정보통신업(1.5%), 숙박·음식업(0.3%) 등에서 생산이 증가했다. 할인점 매출액 감소 등은 부정적 요인이지만, 중국인 관광객 수가 늘고 있어 긍정적인 요인도 있다고 기재부는 내다봤다.

고용 상황과 관련해선 취업자 수 증가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기재부는 5월 취업자가 제조업 부문에서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업 부문에서의 증가세 확대에 힘입어 1년 전보다 25만9000명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실업자가 전년 대비 2만4000명 증가한 114만5000명을 기록했지만, 실업률이 4.0%로 1년 전과 유사한 수준이라는 점도 짚었다.

물가 역시 안정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0.7% 올랐다. 유류세 인하가 단계적으로 환원된 데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국내가격에 반영되면서 석유류 가격의 하락 폭이 축소된 영향이 반영됐다. 공공서비스 부문에선 버스·택시요금이 올랐지만, 통신비 감면, 건강보험 적용 확대 등으로 하락세가 유지됐다. 외식 가격 오름폭이 축소되면서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 폭도 축소됐다.

물가 상승률은 올해 들어 5개월째 0%대에 머무르고 있다. 디플레이션(deflation) 우려에 대해 홍 과장은 "사회보장제도 확충이나 복지 지출 증가 등이 물가 상승 압력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디플레이션 등으로 해석하는 건 다소 과하다"면서도 "올해 정부 전망치(1.6%)와 실적치 간 괴리가 있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재전망하는데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분기 민간소비는 1년 전보다 1.9% 증가했다. 4월 기준 소매판매액은 1.4% 증가했다. 홍 과장은 소비 수준에 대해 "4월 들어 증가율이 낮아지긴 했지만, 완만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다만 작년에 비하면 증가 속도는 낮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신속한 국회 통과와 집행을 준비하겠다"며 "투자·수출·소비 등 경기보강과제를 적극 발굴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반영하겠다"고 전했다.

장영진 기자  yeounjun@newscub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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