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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그러들지 않는 '3기 신도시' 반발'…2기 약속 불이행 주민 불안 불러
사진=뉴시스.

'3기 신도시' 주민설명회가 무산되고 1·2기 신도시 주민들이 3기 신도시 지정 철회 시위를 벌이는 등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을 둘러싸고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17곳에 3만5000호, 같은해 12월 남양주 왕숙·하남 교산·인천 계양 등 41곳에 15만5000호를 공급하는 1·2차 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지난 7일 28곳에 11만호를 공급하는 내용의 3차 계획을 공개했다.

이로써 330만㎡ 이상 신도시 5개를 포함해 수도권 86곳에 총 30만호를 공급하는 계획안이 마무리됐다.

정부는 수도권내 30만호를 공급하면서 서울로 집중된 수요를 분산시키고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3차 계획안을 발표하며 "주택시장 수요와 공급, 양 측면의 균형 있는 관리를 통해 실수요자를 위한 주택시장 안정을 보다 공고히 하겠다"며 "2023년 이후에도 수도권에서 교통이 편리한 지역에 주택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만큼 수도권 내 30만호 주택 공급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광명하안2(5400가구), 의왕청계2(2560가구), 검암역세권(7800가구) 등 총 3만5000가구를 수용할 1차 공공택지는 빠르면 내달 중 지구지정이 완료된다.

국토부는 "1차 공공택지는 주민설명회와 공청회 등을 거쳐 환경부와 협의를 진행하는 중"이라며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절차가 빠른 곳은 6월 중 지구지정을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중소택지지구라 주민 반발 없이 무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2차 공공택지로 지정된 곳 중에는 330㎡ 이상 '신도시급' 대규모 택지지구가 남양주 왕숙(1134만㎡), 하남 교산(649만㎡), 인천 계양(335만㎡) 등 3곳이나 돼, 공급 과잉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높다.

또 공공택지로 지정되면 토지 강제수용이 이뤄지기 때문에 원주민이나 토지주 반발도 만만치 않다.

지난달 24~26일 예정된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주민들의 요청으로 2주 미뤄졌으나 전부 무산될 정도로 주민 반발이 심한 상황이다. 지난 14일 인천 계양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설명회는 주민들의 출입구 봉쇄로 파행됐고, 16일 남양주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측과 주민 간 충돌이 벌어졌다.

17일 하남서 열린 설명회에서는 3기 신도시 주민들로 구성된 '3기 신도시 전면 백지화 연합대책위원회(연합대책위)'가 삭발식을 거행하기도 했다.

연합대책위 관계자는 "핵심은 그린벨트로 묶여 50여년간 재산권 행사를 못한 주민들의 땅을 국가에서 강제로 싼값에 수용하고 그에 따른 대책은 마련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다른 경기권 사례만 봐도 평당 200만원에 보상해놓고 1800만원에 분양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또한 경기 동·서·북부에 공급이 늘어날 경우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국감정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5월 둘째주(13일 기준) 경기 아파트값은 0.10% 하락하고, 인천 아파트 매매가도 0.02% 떨어졌다. 전주(-0.08%와 -0.01%)에 비하면 다시 낙폭이 커지는 분위기다.

특히 3기 신도시 공급 예정지 인근인 일산 서(-0.19%), 동구(-0.10%)와 남양주(-0.02%) 등도 공급과잉 우려로 하락폭이 확대됐다.

감정원은 "개발호재 기대감있는 일부 지역은 국지적으로 상승했으나, 3기 신도시 추가 발표로 공급물량 부담 예상되는 지역은 하락폭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걱정과 동시에 기대감도 교차하고 있다.

인천 계양구 주민 김모(32)씨는 "계양은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아 주민들 대부분이 서울로 출퇴근하는 '베드타운'"이라며 "산업단지가 들어오고 부천과 함께 개발되면 자립 도시화될 것 같아 신혼집도 신도시 신축 아파트로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집회 나선 일산·운정신도시 연합회 주민들. 사진=뉴시스.

 한편 3차 공공택지로 지정된 고양 창릉, 부천 대장의 경우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아 인근 주민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지만 도리어 1·2기 신도시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고양 일산과 파주 운정 주민들은 18일 오후 고양 창릉지구 '3기 신도시' 지정에 반대하는 두번째 시위에 나선다.

이들은 지난 12일 파주 운정행복센터 앞에서 1차 집회를 열고 "정부가 일산과 운정지구 주민들을 배제한채 신도시 정책을 펴고 있다"며 "1·2기 신도시는 자족기능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채 3기 신도시 지정으로 베드타운 전락이 불 보듯 뻔하다"는 내용의 의견문을 발표한 바 있다.

검단신도시 입주민들도 시위에 참여해 부천 대장의 ‘3기 신도시’ 지정에 반대했다.

이태준 검단신도시 입주자 연합회 공동대표는 "2기 신도시를 아직 마무리하지도 않았으면서 3기 신도시를 바로 옆에 만들어서 2기 신도시를 고사시키려고 한다"며 "정책에 일관성이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은 반드시 처리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주민들의 반발을 의식해 일부 공공택지 지정을 취소할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오지만, 공급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3기 신도시 지정을 둘러싸고 주민들 사이에서 커져가는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선 기존 1·2기 신도시 주민들에게 약속했던 산업지구 조성과 교통대책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3기 신도시를 제대로 추진해 서울 주택 수요를 분산시키려면 2기 신도시를 같이 보듬고 가야 한다"며 "3기 신도시 입주 전 수요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약속한대로 교통 등 인프라를 깔아주는 것이 중요하고, 기업을 유치시키기 위해 세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2기 신도시를 조성함으로써 서울을 포함한 경기 집값을 잡는데는 효과를 봤기 때문에 집값 안정을 위한 3기 신도시 정책 자체는 긍정적"이라며 "2기 신도시를 조성할 때 약속한 대로 흘러가지 않았기 때문에 주민들이 불안해하는 것이라 주민들이 요구하는 대로 제대로 추진해야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영진 기자  yeounjun@newscub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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