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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왜 광화문재구조화사업 서울시 손을 들어줬나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기본계획도. 행안부홈페이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설계도 속 정부서울청사 우회도로를 놓고 벌어진 서울시와 행정안전부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청와대가 직접 개입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행안부가 제동을 건 후 약 4개월 동안 서울시가 주도하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이 차질을 빚자 청와대가 중재자를 자처한 것이다. 자칫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자 국정과제인 '365일 국민과 소통하는 광화문 대통령' 정책이 좌초될 위기에 처하자 청와대가 서울시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는 지난 15일 보도자료에서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사업을 위해 세종로 지구단위계획 변경 절차에 들어간다. 이번 도시계획 변경은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을 위해 현재 경복궁 앞을 지나고 있는 기존 사직로의 우회도로 개설을 주 내용으로 한다"며 정부서울청사 우회도로 조성을 기존 계획대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해당 발표자료에는 '광장 조성사업으로 편입되는 정부서울청사 토지와 건물 등에 대해서는 청사로서의 기능유지에 충분한 대체 토지와 시설 등을 마련해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는 행안부의 입장을 반영하는 듯한 문구가 담기긴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번 발표는 서울시의 의지가 상당부분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했다. 

행안부와 김부겸 전 장관은 지난 1월  '서울시 계획대로 광화문광장이 개조되면 정부서울청사가 공공건물로서 기능을 잃게 된다'며 우회도로 조성에 강력하게 반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이다.

이렇듯 행안부 의견이 배제된 배경에는 청와대가 있었다.

이번 발표 전 1개월여 동안 청와대 지역공약 담당부서는 윤종인 행안부 차관과 진희선 서울시 행정2부시장 등 행안부와 서울시의 차관급 인사들을 중심으로 4차례에 걸쳐 회의를 열었다.

우회도로 조성 반대에 앞장섰던 김 전 행안부 장관이 물러나고 진영 신임 장관이 취임하자 청와대가 행안부 달래기에 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가 이례적일 정도로 적극 나선 것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국정과제와 직결돼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개방과 대통령 집무실의 광화문 이전 등을 주요내용을 하는 '365일 국민과 소통하는 광화문 대통령' 정책을 약속했었다. 이 정책을 주도하는 '광화문대통령시대위원회'가 대체부지 부족을 이유로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계획을 유보하긴 했지만 이 공약은 아직 청와대 누리집(홈페이지)에 남아있을 정도로 여전히 유효하다.

실제로 유홍준 광화문대통령시대위원회 자문위원은 1월 기자회견에서 "청와대 개방과 대통령 집무실의 광화문 이전은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이 마무리 된 이후에 장기적인 사업으로 검토하기로 했다"며 "현재 서울시와 문화재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토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결국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는 청와대 개방과 대통령 집무실의 광화문 이전을 위한 선결과제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행안부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공약의 핵심인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를 중단한다면 광화문대통령 공약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고 판단한 듯 보인다.  

청와대의 중재에 행안부도 한발 물러섰다. 진영 장관은 이번 발표에 앞서 "시민이 원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며 실무진에 큰 틀의 양보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도 적극적으로 행안부를 설득했다. 박원순 시장은 진 장관과 수차례 통화하며 우회도로 조성 필요성을 설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진 장관은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당시 박 시장 선거대책위원회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국회로 돌아간 김 전 장관 역시 이번 발표에 반발하지는 않았다. 김 전 장관 측 한 인사는 "(우회도로 조성에 관한 문제제기는) 장관에게 부여된 역할이었고 문제제기였다"며 이번 발표에 대해 김 전 장관이 별도 입장을 표명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1월 김 전 장관의 갑작스런 반발에 당혹스러워 했던 서울시는 장관 교체 후 국면이 전환된 것에 다행이라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행안부가 대승적으로 협의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를 계기로 박 시장은 행안부와의 갈등은 잊고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에 다시 힘을 싣자는 입장이다. 박 시장은 재구조화 본격화를 앞두고 주민 설득 등 계획을 예정대로 밟으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시는 올 연말까지 설계를 마무리하고 2021년까지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다만 향후 진행과정에서 서울시와 행안부간 갈등이 재연될 조짐이 있다. 정부서울청사 앞마당 주차장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놓고 벌써부터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 행안부는 주차장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는 반면 서울시는 주차장 부지 활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서울시가 주차장 부분에는 광장을 안 만들기로 했다. 청사기능 유지를 위해 주차장을 그대로 두기로 했다"며 "서울시가 합의한 대로 세부사항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시 관계자는 "대체시설을 어디에 지을지 이런 부분 등을 세부적이고 실무적으로 따져야 한다"며 행안부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장영진 기자  yeounjun@newscub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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