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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까지 들어갔지만…플랜B 염두하고 경영하는 이성근 대우조선 대표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대우조선해양홈페이지.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을 맺고 실사까지 돌입했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인수를 완료하기 위해선 유럽연합 등 해외 경쟁당국에서 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관련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대표도 현대중공업그룹에 인수될 경우는 물론 인수가 불발될 사태에 대비하는 등 2가지 시나리오로 경영전략을 짜 운영하고 있다.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과의 합병을 위해 올 3월 8일 KDB산업은행과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2000년 대우조선해양이 산은 자회사로 편입된 후 19년 만에 새 주인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지난 1일에는 현대중공업과 산은은 인수 절차 관련 첫 회의를 열어 8주간의 실사 계획에 합의했으며 8일부터는 본격 실사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은 5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중간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가칭)과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으로 분할시킬 예정이다. 존속법인인 한국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등 4개 조선소를 병렬로 거느리게 한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본계약을 맺었을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계획까지 수립했지만 인수가 불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대표는 제2의 시나리오도 대비해 경영을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조선업은 일년간의 계획 공백이 생기면 향후 2~3년 사업이 허탕이 될 정도로 어떤 업종보다도 긴 호흡으로 경영 및 운영을 해야 한다"며 "인수가 결렬될 가능성까지 염두해 경영전략에 반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수자와 피인수자 모두가 합의해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지만 불발 가능성을 대비해야 하는 이유는 합병 완료를 위한 글로벌 결함 심사 절차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합병 되면 세계 시장의 21%를 차지하는 메머드급 조선사가 됨에 따라 글로벌 시장의 공정한 거래 질서에 악영향은 없는지를 점검하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각국의 공정거래법상 합병하려는 두 회사가 자국에서 공히 매출을 일으키는 경우 반드시 기업결합 심사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산은은 대우조선을 흡수하는 방식이 아니라 한국조선해양(가칭) 아래 별개 회사로 두는 구조임에 따라 독과점 문제 등으로 통과되지 못할 확률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1월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 통과 가능성은 50% 이상이다"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유럽연합을 포함해 일본, 중국 등의 경쟁당국이 견제 차원에서 쉽게 결합 승인을 내주지 않으리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대중공업은 국내 경쟁당국인 공정거래위원회에는 다음달, 해외 경쟁당국에는 6월부터 국가별로 결합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로펌 등 자문사들 사이에서는 결합심사 결과에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해 인수 성공을 마냥 낙관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찌됐든 당국의 결합 심사 결과는 통상 국내는 빠르면 석 달, 해외는 넉 달 후에 나오는데 연내에는 인수 여부가 결판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혜원 기자  jhw@newscub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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