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9.3.19 화 16:48
상단여백
HOME 정치
'눈먼 돈' 업무추진비로 상품권깡, 라면 구입…부정사용 백태

여전히 일부 공무원들에게 업무추진비는 '눈먼 돈'이었다. 수백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사서 개인적으로 착복했고, 심지어 라면이나 두부 같은 식료품을 살 때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공무원도 있었다.

13일 감사원이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등 11개 기관의 업무추진비 집행실태를 점검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관에서는 직원들이 업무추진비로 상품권을 구매한 뒤 개인용도로 사용하는 이른바 '상품권깡'이라고 할 수 있는 부정사용 행위가 다수 적발됐다.

행정안전부 소속 A 직원은 2017년 9월 업무 회의를 위해 필요한 음료 등을 준비한다는 명목으로 25만원의 상품권 중 10만원은 직원 격려용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15만원은 지인들과 커피를 마시는데 사용했다.

A 직원은 이 같은 방법으로 2017년 9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8차례에 걸쳐 422만원의 상품권을 구입한 후 292만원을 개인적으로 썼다.

기획재정부 국민경제자문회의지원단 소속 B 직원은 2014년 7월부터 2017년 8월까지 243만원의 상품권을 구매해 103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했다.

B 직원과 같은 국민경제자문회의지원단에 소속된 C 직원 역시 2017년 6월부터 두 달간 81만5000원의 상품권을 사서 28만3000원을 혼자 쓰기도 했다.

국무총리비서실 D 직원은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상사로부터 국회 지원 업무에 사용하라며 받은 11만원의 상품권을 챙기는 등 7차례에 걸쳐 117만원 상당의 상품권으로 개인 호주머니를 채웠다.

또 업무추진비로 식료품과 각종 생활용품을 구매하는 등 장을 보거나, 유흥주점에서 술값을 지불하는 데 사용한 사례도 적발됐다.

법무부 법무연수원 E 직원은 자신이 사는 동네 대형마트에서 총 24회에 걸쳐 100만원 가까운 업무추진비 카드를 긁었다.

해당 직원이 업무추진비로 결제한 품목에는 라면과 두부 등 갖가지 식료품은 물론, 여성위생용품 등 생활용품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직원은 결제 후 마트 계산원에게 영수증에 구입품목이 나오지 않고 총액만 표기되도록 발행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처음부터 부정 사용할 목적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대통령 소속 정책기획위원회 F 국장은 2017년 11월14일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과 유흥주점에서 음주 등을 즐기고 25만원을 업무추진비 카드로 결제했다.

F 국장은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을 처리하는 실무자에게 영수증만 제출하고 누구와 어떤 목적에 사용했는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실무자 역시 A국장의 업무추진비 집행을 ‘운영 부처 관계자 간담회’에 사용한 것으로 허위 기재했다.

이 같은 사례 외에도 업무추진비가 부족하다는 사유로 전용이나 세목조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소속기관 업무추진비를 본부에서 사용하거나 다른 용도로 집행한 사례가 다수 있었다.

심야 시간대나 휴일 등 사용이 제한되는 때에도 업무추진비를 사용하고도 이를 입증하는 증빙서류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거나, 한 업체에서 사용한 내역을 여러 번 쪼개서 소액 결제하는 방식으로 눈속임 한 사례도 심심치 않게 발견됐다.

감사원은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등 11개 기관의 업무추진비 집행 1만9679건에 대한 적정성 여부를 조사한 결과 1764건의 부적절한 사용 사례를 적발했다. 이 가운데 36건의 위법·부당 및 제도개선 사항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최한규 기자  boss19@newscube.kr

<저작권자 © 뉴스큐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한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네티즌 와글와글
'몰카 혐의' 정준영, 구속영장 청구…21일경 심사 예상
'몰카 혐의' 정준영, 구속영장 청구…21일경 심사 예상
'훔친 휴대전화에 저장된 은행정보 이용' 수천만원 인출
'훔친 휴대전화에 저장된 은행정보 이용' 수천만원 인출
경북경찰, 성범죄 마약 '물뽕(GHB)' 4ℓ 유통 일당 검거
경북경찰, 성범죄 마약 '물뽕(GHB)' 4ℓ 유통 일당 검거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